
| 제목 | 선수들은 정말 '가슴으로' 뛰었다 |
| 작성자 | familyhappykr |
| 작성일자 | 2026-08-06 |
![]()
논리는 단순했다. 스포츠 공기역학 전문가 버트 블로켄 교수(스코틀랜드 헤리엇와트대·핀란드
LUT대)에 따르면, 가슴 부위를 부풀리면 몸
주변 공기 흐름이 바뀌어 허벅지에 걸리는 압력이 줄고, 그만큼 공기저항이 줄어든다. 그가 2024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그 감소폭은 최대 3.6%. 수십 초가 아니라 순위가 찰나에 갈리는 개인독주(타임트라이얼) 경기에서, 3.6%는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논란이 커지자 국제사이클연맹(UCI)은 제4구간부터 출발 10분 전 선수 전원의 가슴 부위를 검사하기 시작했다. UCI 규정은 원래도 '선수의 신체 형태를 바꾸는 부속물'을 금지하고 있고, 적발되면 실격에 벌금까지 물린다. 사실 이런 수법이 처음도 아니다. 선수들은 예전부터 무전기를
패드로 감싸 가슴 앞에 숨기거나, 물통과 도시락통까지 몸에 붙여 공기저항을 줄여왔다. 2024년 파리올림픽 타임트라이얼과 지난해 지로 디탈리아 위민에서도 부풀린 가슴이 목격됐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UCI가 올해 남자부 대회에서 얼음양말을 금지하고, 지난 6월엔 앞주머니 달린 상의까지 금지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규정집이
한 줄 늘어날 때마다, 선수들은 기어이 다른 빈틈을 찾아냈다. 이건 사실 사이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규정은 늘 현실보다
한 걸음 늦게 도착한다. 세법이 바뀌면 그 옆을 파고드는 절세 아이디어가 나오고, 계약서에 조항이 하나 추가되면 그 여백을 노리는 사람이 생긴다. 심판이
못 보는 각도, 감사가 놓치는 항목, 법이 미처 정의하지
못한 회색지대 — 사람들은 그 틈을 기가 막히게 찾아낸다. 이번
사건이 남다른 건, 그 틈이 하필 브래지어 안이었다는 것뿐이다. 더 재미있는 건 UCI 규정의 표현이다. 신체 자체가 아니라 '신체 형태를 바꾸는 부속물'을 금지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니 선수들 입장에서는 몸이 아니라 브라를
탓하면 그만인 셈이다. 이쯤 되면 이번 논란의 진짜 승자는, UCI의
문장을 이겨낸 선수들의 창의력이 아닐까 싶다. 선수들은 정말로 가슴으로 뛰었다. 다만 그 가슴 안에 든
건 열정이 아니라 패드였다. 촌철일언 “규정은 사람을 막지 못한다. 규정은 사람이 어떻게 피해갈지 알려줄
뿐이다.” 칼럼니스트 Soo Kay이수경 작가의 책 보러 가기 <차라리 혼자 살 걸 그랬어>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 |
|
| 출처 | https://brunch.co.kr/@yesoksk/456 |
| 다운로드수 | 0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