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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목 취업도 힘들고, 은퇴도 힘든 나라
작성자 familyhappykr
작성일자 2026-08-18




지난달 우리나라 고용률이 70.3%로 1989년 통계 작성 이후 7월 기준 최고치를 찍었다. 숫자만 보면 박수 칠 일이다. 그런데 그 안을 들여다보면 웃음이 쏙 들어간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9만1000명 줄어 45개월째 내리 감소했다. 청년 고용률은 27개월 연속 하락, 실업률은 6.8%로 뛰어올라 상승 폭이 5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반면 65세 이상 취업자는 33만3000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 증가분(10만8000명)의 세 배가 넘는다. 사실상 어르신들이 고용률 최고치를 혼자 떠받친 셈이다.

숫자 하나가 더 눈에 걸린다. 국가데이터처 조사에 따르면 55~79세 중 “앞으로도 일하고 싶다”는 사람이 69.2%, 이들이 희망하는 근로 나이는 평균 73.6세였다. 그런데 이들이 주된 일자리에서 밀려난 나이는 평균 53세. 53에 회사를 나와서 73까지 일하고 싶다는 것이니, 20년의 공백을 스스로 메워야 한다는 뜻이다. 이유를 물으니 절반 넘게(53.4%) “생활비에 보태려고”라고 답했다. 연금을 받는 사람은 절반(52.7%)뿐이고, 그나마 한 달 평균 88만 원. 이 돈으로 20년을 버티라는 건 산수가 아니라 기적을 바라는 것에 가깝다.

나도 28년 다니던 직장을 20년 전에 그만두고 “이제부터는 내 인생의 각본을 내가 쓰겠다”고 결심했다. 그건 순전히 내 선택이었다. 그런데 이 통계 속 어르신들 대다수는 선택이 아니라 생계 때문에 계속 일한다. 같은 ‘계속 일함’이라도 각본을 쓴 것과 각본이 없어서 떠밀린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정부는 정년을 늘리면서 청년 채용도 함께 늘리는 ‘세대 상생형’ 정년연장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말은 좋다. 하지만 회사가 뽑을 수 있는 자리 수는 그대로인데 정년만 늘리면, 한쪽 문이 늘어나는 만큼 다른 쪽 문은 좁아지기 마련이다. 청년은 문 앞에서 못 들어가고, 어르신은 문 뒤에서 못 나온다. 두 문제가 같은 일자리를 놓고 부딪히지 않게 하는 것부터가 진짜 숙제다. 반도체 일변도의 특수 등 고용 없는 성장이 뉴 노멀이 된 현상은 이해하지만, 그럴수록 고용 정책 당국의 획기적이고 세밀한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

고용률 숫자는 역대 최고치를 찍었지만, 그 숫자 안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최고치가 아니다.

촌철일언  “일자리는 그대로인데 정년도 늘리고 청년 취업도 늘린다고? 그런 마법이 있어?”


칼럼니스트 Soo K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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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brunch.co.kr/@yesoksk/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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