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목 | 그때는 화가 났었는데, 지금은 왜 화가 안 나지? |
| 작성자 | familyhappykr |
| 작성일자 | 2026-09-01 |
![]()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업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월 1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에게 물었다.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사적인 심부름을 시켜도
되는가”, “화가 나면 욕설을 할 수도 있는가” 같은 문항 30개. 그 답을 점수로 환산한 게
‘직장갑질 감수성 지수’다. 점수가 높을수록
그 행동을 부당하다고 느낀다는 뜻인데, 올해 지수는 100점
만점에 63.5점. 2023년 72.5점이던 것이 2024년
67.8점, 지난해 64.7점에 이어 3년째 내리 떨어졌다. 하락 폭이 가장 큰 문항이 흥미롭다. “상사는
부하 직원에게 업무와 상관없는 개인적인 일도 부탁할 수 있다”는 3년
새 14.3점 떨어졌다. “화가 났다면 심한 언사(욕설)를 할 수 있다”는 14.2점, “다소 모욕적인 업무 지시도 때로는 필요하다”는 12.2점 떨어졌다. 심부름, 욕설, 모욕 — 가장
노골적인 갑질일수록 사람들이 더 너그러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직장인들이 회사에 마냥 너그러워진 건 아니다. 권고사직(47.4점)과
퇴사 직원 책임(48.7점) 항목은 4년째 전체 문항 중 최하위권을 지켰다. 나가라는 말은 부당하다고
여기면서, 나가라며 내뱉는 욕설은 점점 참아준다. 앞뒤가
맞지 않는 감수성이다.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닐 것이다.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의 내로남불에 신물이 난 청년 세대의 냉소도 한몫했을 것이다. 말은 그럴듯하게 앞세우면서
행동은 딴판인 사람들을 자꾸 보다 보면, “내가 뭐라고 한들 뭐가 달라지겠나” 하는 자포자기가 직장에서 겪는 부당함에도 옮겨 붙었을 법하다. 여기에
신고해 봐야 소용없다는 학습된 무력감도 겹쳤을 것이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1만6300여 건으로 2019년
제도 시행 이후 5년 새 181% 늘었지만, 처리 완료된 1만5655건
가운데 기소는 101건, 과태료 부과는 231건 — 2%대에 그쳤다. 물론
이 통계를 두고 “묻지마 진정”이나 제도를 악용하는 이른바 “을질”이 늘어난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신고는 하는데 그게 좀처럼 갑질로 인정받지 못하는 걸 보면서, “어차피
말해봐야”라는 체념이 감수성 자체를 갉아먹었을 것이다. 최혜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이 7년이 넘은 현시점에서 갑질 감수성이
오히려 후퇴했다는 건 법이 제 기능을 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노동법상 최소 기준이 예외 없이 지켜지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관리감독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법은 갑질한 사람을 처벌할 수는 있어도,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그것을 갑질로 알아채는 감각까지 대신 키워주지는 못한다. 그 감각이 조금씩 무뎌지는
사이, 상사의 욕설도 부당한 심부름도 그냥 ‘회사 생활이
다 그렇지’로 넘어간다. 그때는 화가 났던 일들이, 지금은 그냥 일상적인 하루가 되어간다. 촌철일언 “법 적용은 남발되어서도 안 되지만, 무시되어서도 안 된다.” 칼럼니스트 Soo Kay이수경 작가의 책 보러 가기 <차라리 혼자 살 걸 그랬어>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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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ttps://brunch.co.kr/@yesoksk/4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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